썰
의식의 흐름
모시
2012. 11. 20. 15:49
의식의 흐름대로
뭐라고 쓰고싶으니까 손을 움직이자! -라는 취지
조각하는 브루스 보고싶다. 그리스로마신화중에 조각상 만들고 사랑에 빠지는 고 스토리로ㅇㅇ
일단 브루스는 게이임. 어릴때 부모님을 여의고 청소년기에 게이라는게 아웃팅도 되면서 굉장히 좋지않은 시절을 보냄. 그래서 후원자이자 대부?역할을 하던 알프레드 빼고는 사람을 믿지 못함. 믿는다 해도 엄청난 영겁의 시간이 걸릴것같음. 그런 브루스지만 어릴때 받았던 부모님의 사랑 때문에 사람의 온기에 대한 그리움이 있음. 그래서 브루스는 조각으로 사람을 만들면서 그 마음을 달램.
그러던 어느날 흔한 예술가의 번뜩이는 영감.avi 으로 자신의 머리속에 떠오르는 대로 손을 놀림. 전신상은 오랜만이었는데도 막힘이 없이 손이 움직임. 조각을 마치니까 완전 이상형인 남자가 조각되어있는거임. 그 시대에 다빈치상이라해도 손색이 없을만한 이름하야 '신이 빚은 육체'였음. 외모 또한 선량하고 부드러워보이는 인상임. 브루스는 한동안 조각상을 멍하니 바라봄. 가슴이 벅차고 조각상이 금새라도 움직여서 자기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을 것만 같음. 이런 사람이 있다면 밥정도는 같이 먹어줄 수 있을것 같음. 어쨌든 브루스는 자기 나름대로 조각상이 매우매우 마음에 들었음. 그래서 클락이라는 이름도 지어주고 잘 보이는 곳에 세워두고 제일 열심히 관리도 해주고 남다른 애정을 쏟음.
브루스가 사는 작은 동네는 다이애나 여신을 믿는 곳이었음. 일년에 한번 축제 비슷한걸 여는데 그간 자기가 일구어 낸 것 중 하나를 바치고 소원을 비는 전통이 있음. 브루스는 신같은거 안믿으니까 간 적이 없음ㅋㅋㅋㅋㅋ 근데 이번에는 외투를 뒤집어쓰고 사람들이 축제 캠프파이어를 즐기고 다 집으로 자러간 신새벽에 신전으로 감. 그리곤 예전에 조각했던 조그만 다이애나 흉상을 재단 앞에 올려놓고 머뭇거리다 소원을 빎. '클락같은 사람을 준다면, 매년.. 축제에 참석해보도록.. 하겠음.' 이정도도 브루스에겐 엄청난 조건임. 그렇게 소원을 내뱉은 브루스는 누가 볼까 급하게 신전을 튀어나옴. 다이애나여신님은 신전에서 이를 보고있었지. 본격 여신님이 보고계셧☆ 어쩄든, 다이애나는 축제도 참석하지 않고 자길 믿지도 않는 브루스가 괘씸하기는 커녕 그의 과거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가련히 여기고 있었음. 참 실력있는 사람인데 혼자만 있는게 보기 좋지 않았음. 다이애나는 내심 그가 변하기를 바라며 소원을 들어주기로 함.
브루스는 아추추워 하면서 집으로 들어옴. 오면서도 내가 왜 신전엘 가서 고딴 소리를 했을까, 클락같은 남자가 어디있다고, 아니 애초에 조각상같은 남자를 달라는게 이상한거지ㅋ 하고 자조적인 생각을 함.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는데 집이 뜨끈뜨끈함. ? 분명히 난로 불 끄고갔는데? 보니까 따땃한 불이 지펴져있고 고소한 냄새도 나고있음. 그리고 결정적으로 벽난로 옆에 놓아둔 조각상이 보이질 않음! 브루스는 도둑, 이라고 보기에는 벽난로를 지피고 요리를 하고 있진 않겠지, 라고 생각하며 어렴풋이 노숙자 정도로 결론을 내림. 혹시 모르니까 벽난로 옆에 꽂혀있던 부지깽이를 들고 조심조심 부엌으로 향함. 벽에 딱 붙어 살금 부엌을 들여다봤는데 아무도 없고 음식만 자글자글 구워지고있음. 머리속에 물음표를 백만개 띄우고 부엌 입구에 허탈하게 서있는데 주인님! 하는 우렁찬 소리가 들림. 깜짝 놀라서 홱 돌아보니 건장한 남정네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으로 해맑게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거임. 브루스는 자기도 모르게 아아아아악!!!! 하고 소리를지름. 남자는 화들짝 놀라서 주주주주주인님?!? 하며 패닉에 빠짐. 브루스는 비명을 뚝 멈추고 그를 노려봄. 어딘가 묘하게 익숙한 페이스임. 브루스는 자신의 비명에 놀라있는 남자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봄. 그리고 깨달음. 이 남자는 클락이라고.
자신이 조각한 최고의 조각상을 브루스가 모를리가 없음. 하도 보고 또봐서 근육의 모양부터 심지어 발가락에 발톱모양까지 다 외워버릴 지경이었음. 도저히 믿기진 않았지만 초인적인 이성의 힘으로 브루스는 일단 옷을 입히기로 함. 여전히 부지깽이는 내려놓지 못함. 방에서 클락이 입을만한 옷을 꺼내주고 입으라고 함. 클락은 주섬주섬 옷을 입음. 클락이 다 입고 브루스를 바라보자 브루스는 뭔 무슨말을 해야할지 감이 안잡힘. 그렇게 브루스가 바라보고만 있자 클락이 안절부절 못하다가 머뭇머뭇거리며 입을 뗌. 저기 주인님, 생선이 탈 것 같아요.. 브루스는 노려보다가(사실 그냥 쳐다보는거임) 가봐. 하고 말함. 클락은 눈치를 보며 쪼로로 나감. 브루스는 침대에 털썩 주저앉아서 두 손바닥으로 눈을 꾹 누름. 이게 지금 꿈을 꾸는건지 현실인지 도저히 구분이 안감. 확실한건 지금까지 살면서 심장이 가장 빠르게 뛰고 있다는 거임.
실제로 움직이는 클락은 너무 아름다웠음. 멋있다는 말도 있겠지만 브루스는 조각으로도 완벽했던 그 근육들이 움직이는 것이 아름다워서 눈을 뗼 수가 없었음. 식탁에 깍지 낀 손을 올리고 그 손에 턱을 괸, 일명 덤블도어 자세를 한 브루스는 부산하게 움직이는 클락을 계속 쳐다보고 있었음. 이윽고 클락은 완성된 음식을 식탁에 내려놓고 드세요^^ 하고 말함. 브루스는 이번엔 음식을 노려보았음. 자기가 생각했던 머릿속의 설정이 맞다면, 이 음식은 진짜 맛있을거임. 브루스는 클락이 조각상이었을 때 이런성격이겠지 하고 몇가지 생각해둔 것이 있었음. 브루스는 반짝이는 눈으로 자신이 음식이 먹기만을 바라보고 있는 클락을 흘끗 보곤 식기를 음식으로 가져감. 클락은 음식을 매우 잘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음.
음식을 먹으면서 마음을 가라앉힌 브루스는 상황을 정리해보기로 했음. 아무래도 클락이 움직이는 이유는 자신이 다이애나 신전에서 소원을 빈 것 때문인듯 함. 말도 안되지만 그것 외엔 설명할 길이 없었음. 그리고 조각상 주제에 음식을 매우 잘하는 것으로 보아 자신이 생각했던 설정들이 어느정도 그대로 적용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음. 그럼에도 옷도 걸치지 않고 있던걸 보면 어느정도의 생활방식은 가르쳐야 될 것으로 보임. 여기까지 속으로 정리한 브루스는 맞은편에 앉아있는 클락을 바라봄. 눈이 마주치자 클락의 눈매가 부드럽게 휨. 브루스는 그 눈을 피하진 않았지만 속이 달아오르는 걸 느낌. 상상 그 이상으로 클락은 멋졌음. 브루스가 고개를 도로 손에 폭 묻자 클락쪽에서 질문이 들려옴.
"주인님, 음식은 좀 어땠어요?" 브루스는 퍼뜩 고개를 들음.
"주인님이라고 하지마." "예? 그, 그럼 뭐라고.." "그냥 브루스라고 불러."
낯간지럽게 주인님이 뭐야, 하고 부끄러움을 숨기기 위해 얼굴을 잔뜩 찡그림. 클락은 그걸보고 헐, 진심 싫어하나봐; 하고 느끼게 되고 그 뒤로는 브루스라는 호칭을 씀.
어느정도 썼으니 압축
그렇게 브루스와 클락은 동거하게 되는데 클락은 막 나가서 장도봐오고 그 좋은 넉살로 동네 아줌마와 아가씨와 아저씨들의 호감을 얻음. 힘도 셌는데 브루스는 얘가 겉가죽만 사람이고 속은 막 석고로 채워진게 아닌가 하는 호러적인 생각을 했는데, 동네 꼬마를 위험해서 구하고 긁힌 상처에서 피가 나는걸 보고 진짜 사람이란걸 다시금 알게됨.
클락은 완벽한 남자였지만 조금 백치끼가 있었음. 돌로 만들어져서그런지 돌머리같았음. ...좀 심했나. 무튼 글씨를 읽고 쓴다거나 산수를 한다거나 하는 등 기본 상식은 부족했음. 그도 그럴 것이 브루스가 클락을 상상할 때 그런 자잘한건 상상안하고 성격이 이렇다 저렇다 정도만 생각했기 때문임. 덕분에 매너가 넘쳐 흐르는 백치가 되버림. 그래서 브루스가 하나하나씩 가르치고있음.
상식도 없지만 클락은 감정을 잘 느끼지 못했음. 그래서 빈정대며 말한다던지 사탕발림(사기 같은거)같은 것을 구분하지 못함. 그래도 브루스의 상상덕에 도덕심이 높아서 불의는 참지 못함. 브루스는 클락이 입력된 대로만 행동하는 로봇같았음. 그래서 브루스는 클락이 좀더 풍부한 감정을 표현하는게 보고 싶었음. 남의 일 말고 자신의 일로 화를 낸다던가 눈물을 흘린다던가 하는 감정들. 그래서 브루스는 본의아니게 클락과 많이 돌아다니게되고 사람들과 만나게되고 브루스는 인식하질 못했지만 브루스 또한 그로 인해 감정들을 되찾고 있었음.
1년이 지나고 축제 날이 돌아옴. 브루스는 그간 클락을 너무도 좋아하게 됨. 클락 또한 처음에 만들어졌던 때보다 생각도 많아지고 감정을 살살 느껴가고있음. 클락도 브루스를 매우 좋아했지만 사랑하지는 않았음. 정확히 말하면 사랑이라는 감정을 모르는거지. 어쨌든 클락과 브루스는 축제를 함께 즐김. 브루스는 캠프파이어 주변에서 사람들에게 춤을 배우고 있는 클락 몰래 집에 들렸다가 신전으로 감. 신전으로 간 브루스는 수레에 싣고 온 큼지막한 물건을 재단 옆에 세워둠. 그건 다이애나의 조각상이었는데 기존에 있던 조각상보다 훨씬 생동감있고 훨씬 아름다웠음. 브루스가 조각했던 여성중에 제일 최고의 작품이었음. 어쨌든 그걸 바치고 브루스는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함. 그리고 잠시 침묵. 고마운 사람한테 못할말이지만 가끔은 그냥 조각상일때가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함. 클락이 사람이 되면서 감정이 겉잡을 수 없이 커져버려서 그런 감정을 갖지 못한 클락을 대할 때 너무 힘들다는 말을 함. 내가 그를 사랑하는게 맞는일인지 모르겠다며 괴롭괴롭..하고 나감.
캠프파이어로 돌아온 브루스는 캠프파이어 주변에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음. 그러고 아무데나 널려있는 술을 꼴깍꼴깍 마시기 시작함. 늘 생각만 하던걸 신전에 말로 털어놓고 나오니 기분이 더 침체되기 시작함. 그러고 멍하니 일렁이는 불꽃을 바라보고있는데 옆에 누군가 털썩 하고 앉음. 브루스, 왜 여깄어요. 여태 춤을 춘건지 뭘 한건지 조금 가쁜 숨을 쉬고 있는 클락이 웃으면서 말을 검. 브루스는 그저 가만히 클락을 바라봄. 클락은 들떠서 말이 좀 많아짐. 저기 정육점 아저씨한테 춤을 배우고 식료품점 아줌마와 포크댄스를 췄는데 발을 몇번을 밟혔는지 모르겠다, 옷가게 아가씨가 브루스랑 나한테 목도리를 짜줬다, 근데 이건 뭐에요? 오 신기한 맛이다, 마시니까 속이 뜨끈해지네요ㅎㅎ 조잘조잘조잘.. 브루스는 조잘거리는 클락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부름.
"클락." "음?" "..클락." "무슨일이에요ㅎㅎ" "좋아해." "??ㅎ 나도 좋아해요ㅎㅎ"
몇번 좋아해좋아해, 입안에서 중얼거리던 브루스는 그대로 손을 뻗어 클락의 목 뒤를 잡고 끌어당겨 키스를 함. 갑작스런 행동, 게다가 처음 경험하는 행동에 딱딱히 굳은 클락에게 브루스는 달아오는 열기를 기세로 몰아 진드윽-한 키스를 함. 한참 뒤 숨이 막혀 잠시 떨어진 둘은 열에 들뜬 숨을 서로 내뱉더니 브루스 쪽이 먼저 이성을 되찾고 벌떡 일어나서 집으로 먼저 돌아갈게. 하고 돌아감. 클락은 넋이 나간 채로 망부석이 되었다고 한다.
수업이 끝난다! 일단 여기서 끝